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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정보, 그리고 뉴스 제대로 읽기
자료, 정보, 그리고 뉴스 제대로 읽기
  • 유영욱 시민기자
  • 승인 2019.07.0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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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팩트 체크가 필요한 시대의 뉴스 읽기

 

요즘 심심찮게 나오는 용어중의 하나가 팩트(Fact)라는 용어이다. 특히 입장차이가 확연한 정치적 사안의 경우는 보도 이후에 팩트 체크라고 하는 해설이 따라붙는 것이 하나의 관례가 되었다.

팩트를 우리말로 바꾸면 사실이라고 번역해야 하겠지만 어쩐지 그 의미가 덜 전달되는 것 같아서 그냥 팩트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팩트는 단순히 사실보다는 진실혹은 진상에 가깝다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보는 것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뉴스, 특히 방송이나 신문의 뉴스는 팩트의 전달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뉴스의 본질은 일단 사실의 전달이고, 이를 해석한 것이 사설, 시론, 논평 등 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뉴스라는 것이 팩트의 전달, 즉 사실의 전달이라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편파성 논란, 혹은 가짜 뉴스 소동은 일어날 소지가 없다. 사실은 사실일 뿐이고, 해석은 시청자, 혹은 독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논란이 일어나는 이유는 뉴스가 팩트, 즉 사실의 전달이 아니라 팩트를 왜곡하거나 가짜를 인용하는 것으로 의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일반적인 인식이 타당한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흔히 회자되는 뉴스의 속성에 대한 경구가 개가 사람을 무는 것은 뉴스가 아니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다라는 경구이다. 개가 사람을 무는 일은 흔하지만, 사람이 개를 무는 일은 드물기에 뉴스가 된다는 것일까? 단순히 그런 논리는 아닐 것이다.

21세기는 정보통신의 시대라고 한다. 그리고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가 넘쳐난다고 표현한다. 즉 넘쳐나는 정보를 정리해 주는 게 언론의 역할 중 하나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정보란 어떤 것이냐는 것이냐, 정보란 용어의 개념이다.

정보(information)는  '찰이나 측정을 통하여 수집한 자료를 실제 문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리한 지식. 또는 그 자료이며, 자료(data)‘1.이론을 세우는 데 기초가 되는 사실. 또는 바탕이 되는 자료. 2.관찰이나 실험, 조사로 얻은 사실이나 정보라고 정의된다. 순환논리처럼 보인다. 자료가 모여서 정보가 되는데 정보가 바로 자료라니 말이다. 그래서 정보과학에서는 자료(data)와 정보(information)의 정의를 정보란 자료를 주어진 처리과정에 맞추어 선택하고 재배열하여 의미를 부여한 것일고 규정한다.

자료의 속성은 무의미성에 있다. 자료는 참(true)일수도 있고 거짓(false)일수도 있다. 참인 것 만 자료가 아니라 거짓도 자료이다. 자료가 무의미하다고 하니까 좀 의아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료가 무의미하다면 그게 무슨 자료야? 필요 없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무의미하다는 것은 목적성혹은 합리성이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가치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현재기온이 28도라서 무덥다라는 것은 자료가 아니라 정보이다. 자료는 기온=28이고, 이 자료는 한국에 있어서와 열대지방에 있어서는 서로 다른 정보로 해석된다. 한국에서는 무덥다로 해석되지만, 열대의 나라에 있어서는 시원하다로 해석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자료는 그 자체로는 무의미하지만, 다른 자료들과 함께 해석되면 의미를 가진 정보로 바뀐다는 것이다. 자료를 재배열하고 해석하여 목적성을 가지도록 만든 것이 정보이다. 자연적인 정보란 없다. 자연적인 것은 자료일 뿐이다. 그러니, 자료란 가치중립적이지만, 정보는 가치지향적이다.

이제 여기서 뉴스로 돌아가 보자. 뉴스에서 이야기하는 팩트란 자료일까 정보일까? 우리는 흔히 팩트(사실)를 자료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틀린 생각이다. 사실이란 개념 자체가 해석을 거친 것이고, 따라서 팩트란 정보이다. 진실이냐 거짓이냐는 해석에 의해서 판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팩트 체크란 정보가 진실이냐 거짓이냐를 판별한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뉴스의 또 한 번의 가공을 거친다. 즉 팩트를 목적에 맞추어 취사선택을 한다..

서두에 말한 개가 사람을 무는 것은 뉴스가 아니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다는 바로 이 취사선택이라는 가공을 의미한다. 물론 요즘은 개가 사람을 무는 사고도 빈발해서 종종 뉴스가 되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는 바로 개가 사람을 무는 것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면 이러한 가공과정은 누가 하는가? 바로 기자’, ‘PD'등의 직함을 가진 사람들이 행하는 것이며, 요즘 같이 유튜브를 비롯한 1인 미디어가 횡행하는 상황에서는 뉴스를 공개하는 사람들이 이런 가공을 한다. 그리고 이런 뉴스를 발표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생각의 방향에 따라, 혹은 조직의 목적에 따라 가공을 하는 것이며, 이는 특히 정치관련 뉴스일 경우는 더 심하다.

완전히 객관적인 뉴스란 존재하지 않는다. 완전히 객관적인 뉴스란 가치중립적이란 말인데, 뉴스로 전달되는 것은 정보이지 자료가 아니다. 그리고 정보는 가치중립이 될 수 없다. 그것이 정보의 속성이니까. 그러니, 뉴스와 논평, 논설 등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다 방향성과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인정하고 뉴스를 보면, 논설을 읽으면, 시론을 보면 행간을 읽을 수 있다.

인간은 자료를 해석해서 정보를 만들어내는 능력도 있지만 해석된 정보에서 원자료를 추출해내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자료와 정보의 관계는 불가역적인 관계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뉴스라는 팩트에서 실제적인 자료를 추출해서 재해석하는 것은 독자에게 열려져 있다. 이는 팩트가 없는 가짜 정보에 의한 가짜 뉴스나, 극도의 왜곡을 거쳐서 정보의 본질이 소실된 가짜 정보도 마찬가지이다. 꼼꼼히 읽고 다른 뉴스, 혹은 정보와의 인과관계를 살피며 상식적으로 판단한다면 마찬가지로 그 진위와 가치를 판별할 수 있다.

이제 쏟아져 나오는 뉴스를 제대로 읽을 필요가 더욱 절실한 시대이다. 기존의 매스미디어 뿐 아니라 SNS를 통해 유통되는 수많은 뉴스들, 유튜브를 비롯한 뉴미디어의 홍수에서 사실을 사실대로 밝힌 올바른 뉴스를 알기 원한다면, 사실이 사실인지 판별하고, 정보의 가치, 다시 말해 뉴스의 가치를 판별하고자 하는 독자의 노력이 더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이다.

행간을 제대로 읽기, 그리고, 해석되고 조작된 정보에서 자료를 추출해서 재해석을 통하여 바르게 이해하는 것, 다시 말해서 뉴스 제대로 보기에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며, 이것이 가짜 뉴스를 추방하고 가짜 정보에 휘돌리지 않는 현명한 독자가 되는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