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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동남소방서, 충남도 680여 여성소방관 중 2번째 인명구조사 2급 취득 쾌거
천안동남소방서, 충남도 680여 여성소방관 중 2번째 인명구조사 2급 취득 쾌거
  • 김옥숙 기자
  • 승인 2023.10.04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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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러분, 여성 소방관이 아닌 '소방관'이라 불러주세요"
천안소방소, 천안 최조 충남 여성소방교중 2번째로  인명구조사 2급취득한 서은경 소방교 : 사진 CMB뉴스
천안동남소방소에 천안 최조, 충남 여성소방관중 2번째로 인명구조사 2급취득한 서은경 소방교 : 사진 CMB뉴스

 

  "국민 여러분, 여성 소방관이 아닌 '소방관'이라 불러주세요"

"국민 여러분이 여성 소방관이 아닌 소방관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서은경 소방교의 바람이다.

그는 “지난 2016년 대한민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으로 소방공무원이 뽑혔다"면서 "앞으로도 소방공무원이라는 직업이 가장 존경받는 직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충남 천안동남소방서 예방안전과 예방총괄팀에서 근무 중인 서은경 소방교는 충남도내 680여 명의 여성 소방관 중 인명구조사 2급 자격증 시험에 두 번째로 당당히 합격해 큰 화제를 낳았다.

오경진 천안동남소방서장은 “천안동남소방서는 천안 최초의 소방서이고, 유능한 대원들이 많다“며 ”어렵다고 정평이 난 인명구조사 자격증을 취득한 서은경 소방교가 향후 틀림없이 여성 소방장을 지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격려했다.

천안시기자협회는 서은경 소방교를 만나 남성 소방관들도 취득이 어렵다는 '인명구조사‘ 자격증에 어떻게 도전하게 됐는지 들어봤다.

오경진천안소방서장, 서은경소방교에 힘찬 응원을 하고있다 : 사진 CMB뉴스
오경진 천안동남소방서장, 서은경 소방교에 힘찬 응원을 하고있다 : 사진 CMB뉴스

 

◆소방공무원을 준비하게 된 이유?

어렸을 때부터 소방관이 꿈은 아니었어요.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가 꿈이었지만,  핸드볼 선수 생활 시절 중요한 시기에 큰 부상을 입고 선수 생활을 접었습니다.

이후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고민 중, SBS ‘심장이 뛴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소방관들이 위험·재난에 맞서 국민들의 일상을 지키는 모습을 보고 저에게 딱 맞을 것 같다고 생각돼 도전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소방공무원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고, 소방관이라는 직업이 어떤 일을 하는지 이때 알게 됐는데 현장 활동 모습이 너무 멋있더라고요. 특히 제복이 너무 멋있었는데, 그게 한몫했던 거 같아요.

평소 남을 도와주거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걸 좋아했고, 어렸을 때부터 했던 게 운동뿐이라 체력만큼은 자신 있다는 생각에 소방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제 적성에 잘 맞을 거 같았어요. 그래서 소방관련학과로 대학을 진학하게 됐습니다.

대학 졸업 후 노량진에 있는 학원에서 하루 종일 살았어요. 학창 시절 운동만 했던 터라 모든 게 어려웠거든요.

처음 소방관에 대해 알게 됐을 때는 멋있다는 생각뿐이었는데, 포기하지 않은 덕분에 소방공무원이 되어 꿈을 이뤘습니다.


◆인명구조사 취득 계기?

처음 발령받은 센터에서 같이 근무했던 사수 부장님이 앞으로 소방공무원을 하면서 어떤 분야로 나아가야 할지 생각해보라고 조언을 해주셨어요.

저는 워낙 앉아있는 걸 싫어해서 현장에서 오래 일을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었죠.

그 당시 근무하고 있는 센터에서 검은색 강아지를 한 마리 키웠는데, 제가 동물을 좋아하니까 ‘핸들러’를 해보는 게 어떻냐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핸들러’는 각종 재난 현장에서 인명구조견과 함께 실종자 수색을 합니다. 강아지를 좋아하고 현장 업무를 하고 싶은 저에게 딱 맞는다고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핸들러는 구조 분야이기 때문에 구조대를 가야 하는데, 저는 소방관련학과로 들어왔기 때문에 구조대를 들어가려면 관련 자격증인 인명구조사 자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어려움을 이겨내고 취득하게 됐습니다.


◆인명구조사 취득 중 가장 힘들었던 점?

인명구조사 자격증은 먼저 필기시험 합격 후 실기시험을 보게 되는데요. 실기시험 평가항목은 기초역량평가 2개, 구조기술평가 7개 총 9개의 항목을 통과해야만 자격증이 주어지게 됩니다.

평가항목이 많은 만큼 체력이 가장 바탕이 돼야 하는데, 일단 매일 달리기를 하는 게 힘들었어요. 운동을 좋아하지만, 숨 차는 것을 싫어합니다. 앞뒤가 말이 안 맞지만 진짜입니다.

그리고 평가항목 중 약 25kg의 마네킹을 끌고 가야 하는 수상 인명구조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매우 무겁고, 제한 시간도 1분 10초이기 때문에 시간을 단축하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몇 번 하다 보면 다리에 쥐가 나 연습도 많이 하기 힘들어 시험 직전까지 제일 부담이었습니다.

◆앞으로의 각오?

앞으로 많은 현장을 누비며 사람을 살리고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제가 하고 싶은 핸들러도 하고 싶어요. 그리고 국민들이 여성 소방관이 아닌 일반 소방관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꼭 부탁드립니다.

예전에는 여성 소방공무원 채용 비율이 워낙 낮았고, 화재진압을 하는 대원보다 구급 업무를 하시는 직원분들이 많아 국민들이 생각하실 때 여성 소방공무원은 현장 업무는 안 하고, 행정업무만 하는 직원이라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제가 임용되고 현장 활동을 4년 정도 하면서 "현장에서 여성분이 불도 끄나요?", "여자가 말벌집을 딸 수 있나? 남직원이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등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상처도 받았지만, 이제는 저를 보면서 "여성분들도 남성분이랑 다를 거 없이 똑같은 일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시게끔 하고 싶어요.

사람의 인식을 바꾸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많은 현장에서 여성 소방공무원분들이 열심히 불을 끄고, 사람을 살리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저희를 소방공무원의 한 사람으로 봐주실 때까지 열심히 현장 업무를 하면서 보탬이 되고 싶어요.

2016년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으로 소방공무원이 뽑혔었는데요. 앞으로도 소방공무원이라는 직업이 가장 존경받는 직업이 됐으면 좋겠습니다.